2023 ACT예술 인문학 강좌 제 4강
- titledlady737
- 2023년 5월 18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15일

이정민 교수님께서는 음악이 감정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셨다.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몇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셨고 음악의 여러가지 핵심적인 기능들.. 치유, 종교(경건함), 사기충전, 즐거움과 노동, 예식, 소비 등의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쉽게 설명해 주셨다.
음악은 아마도 인류가 존재함과 동시에 인간의 곁에서 인간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예술이지 않을까 한다. 과거에 사냥 등에 사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에서부터 시작하여 여러 종교 의식에 사용되기도 하였고 여기에 사용된 악기는 아마도 뼈로 만든 피리나 나무, 돌 등의 자연물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동물의 울음소리를 따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가설도 있고 노동을 할 때 보조를 맞추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가설도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음악이 영혼에 들어가서 영혼을 지배한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아동의 교육에 중요한 과목으로 인식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은 영혼의 열정이나 상태를 직접적으로 모방한다고 생각하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에 의하면 음악은 도적적인 예술이며 음악이 영혼의 에토스를 좌우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성품을 얼마든지 개선할 수도 또는 타락시킬 수도 있다고 믿었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리듬과 선법이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하고 인간의 열정을 진정시키는 힘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여, 이를 ‘에토스론’이라고 하였다.이 요소들이 올바른 비율로 구성되면 올바른 성품이 된다는 이론이다. 이 요소들의 상호 관계는 특히 음악 특유의 리듬이나 선법 혹은 악기에 의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절한 선법의 음악을 접하면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선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과 습관을 발전시키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플라톤 과 아리스토텔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속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음악은 우주의 질서를 반영한다고 하였으며 실제로 피타고라스의 음계를 발견하였다.

피타고라스 음계
피타고라스가 대장간을 지나가다가 들린 망치 소리가 모두 제각각이고 그 소리가 좋게 나는 것을 궁금해하여 연구 끝에 소리의 조화는 망치의 길이의 비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이기 다른 망치로 철을 제련하면 소리 역시 다른 높이로 들린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착안해서 만든 것이 피타고라스 음계이다.
여기서 하프의 현의 길이가 짧을수록 높은 음이 난다는 사실도 같은 원리이다.
만약 음계의 ‘도’ 소리를 내는 현의 길이를 3/4로 줄이면 4도 높은 ‘파’소리가 나고 1/2로 줄이면 8도 높은 ‘도’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피타고라스 음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음악이 감정을 움직이는가?
1. 사면초가
사 四 넉 사
면 面 얼굴 면
초 礎 초나라 초
가 歌 노래 가
초한지에 등장하는 초나라, 한나라의 전쟁에서 유래한 사면초가라는 고사성어는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 소리라는 뜻으로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을 천하의 패권을 두고 다투었고 일진 일퇴를 거듭하다가 홍구라는 지역을 경계로 서쪽은 한나라땅, 동쪽은 초나라 땅으 로 천하를 양분하고 휴전을 한다. 이 후 항우는 포로로 잡았던 유방의 가족을 돌려보낸 후 약속대로 군대를 철수시켰으나 유방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장량과 진평의 계책을 따라서 항우를 추격한다.
항우는 해하라는 곳에서 한나라 군대에 여러 겹으로 포위를 당하게 되고 어느 날 밤 한나라는 심리 전술의 일환으로 항복한 초나라 출신의 병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한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래 소리에 초나라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항우는 이미 전세가 기울어 졌음을 알고 패배를 직감한다.
2. 영화 Alive inside 의 Henry 이야기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는 중증 치매노인 Henry에게 젊을 때 좋아하던 음악을 들려 주고 난 후 Henry가 감정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는 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에서 음악이 뇌세포가 파괴된 치매 노인에게서도 감정을 불러 일으켜서 치료에 도움을 주는 영상이었다. 음악이 인간에게 어떤 치유를 가져다 주고 감정을 움직이는지 잘 설명해주신 좋은 예시였다.
3. 위풍당당 행진곡
에드워드 엘가가 작곡한 관현악곡집으로, 총 5곡이 발표되었으며 1곡이 스케치만 된 유작으로 남아 있다. 제목인 《위풍당당(Pomp and Circumstance)》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의 제3막 제3장의 대사에서 따온 것이다. "위풍당당 행진곡"은 엘가의 작품 중 ‘사랑의 인사’ 함께 가장 유명한 곡으로 영국에서 제2의 국가로 여겨지는 곡이며 조곡 기술이 잘 나타난 곡이다.

.이 곡은
[1주제] . [주제]. [ 경과구], [2주제(행진곡)], [ 2주제(행진곡)], [1주제], [경과구], [ 2주제 (행진곡)], [종결구]로 구성되었는데 음고를 변화시키고 강약을 변화시키며 thin-thick의 편성을 넣어 임팩트를 주었고 조성을 변화 시켜 감정을 고조시킨다. 이 곡은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이 음의 조성과 강약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으로 영국 아니라 많은 나라의 행사 음악으로 쓰이고 있으며 영화 ‘킹스맨’에서 ,마지막부분에 감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위해 이 곡을 영화의 영상과 딱 맞추어 삽입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이정민 교수님은 위풍당당 행진곡의 여러가지 해석은 단순히 '아름답다' ,혹은 '너무 좋다' 라고만 느끼던 음악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움직여 여러가지 감정을 끌어오는지 아주 쉽게 이해되도록 설명해 주셔서 이 수업의 주제 음악과 감정에 아주 좋은 예시였던 같다.
마지막으로 하프 연주자 우지현님께서 아름다운 하프 연주를 들려주셨고 하프의 줄의 현의 길이와 음의 높낮이 변화 7개의 페달로 현의 길이를 변화시켜 조를 바꾸는 악기의 원리를 쉽게 알려주셨고 이는 오늘 수업 해주신 이정민 교수님의 수업 내용과 맥락이 같아서 더 이해가 쉽게 되었다.
passacaille -G.F. Handel
Nocturne - M. Glinka


수업에 늘 함께 해주시고 좋은 글 남겨 주시는 우리 '허원'님의 수업 후기도 같이 올려드려요

오늘도 이웃집 학부형 권영현 님 댁에서 하우스 콘서트가 있었다. 내가 처음 갔던 3월 콘서트는 소프라노 한 분, 바이올린 연주자 한 분, 반주자 구성의 순수 콘서트. 지난 달 갤러리에서 있었던 행사는 인문학 강연. 오늘 콘서트는 강연과 하프 연주 두 곡이 함께 한 형태였다.
오늘 강연은 3월 콘서트의 사회를 맡으셨던 이정민 선생님의 <음악과 감정>. 이정민 선생님은 설명을 곁들인 콘서트 사회로 유명하시던데, 브로슈어의 약력을 보니 작곡과 출신의 음악 이론가.
음악 이론이 등장하는 이야기라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데, 그걸 참 적절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설명하시던지 오늘도 역시나 똑똑해질까봐 걱정이 될 지경.
호랑이 담배 피던 그 옛날 옜적에 이미 모든 화음은 수학적으로 자연수의 배수로 설명이 된다는 것을 밝혀 냈던 피타고라스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지배하기 때문에, 건강한 시민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향락적인 음악을 배제해야 한다' 주장했던 플라톤 이야기까지. 어머나 신선한 거...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초한지의 대미인 '사면초가'의 고사를 설명하며, 이것은 유방이 음악을 이용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딱 내 수준의 설명. 이건 정말 중요한 것이, 내가 주변 상황을 모르고 문자 그대로 사면초가를 이해했던 어린 시절에, '사면에 초나라 노래면 이건 우군이 왔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거든.
그리고 너무나 신박하게도 음악이 사람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기법들까지(이를테면 이게 음악가들의 영업 비법 이런거겠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예로 설명해 주시는데, 나중에 자료 영상으로 준비하신 영화 <킹스 맨> 마지막 장면의 악당들 머리가 팡! 터지는 영상이 웃겨서 깜놀. 나 이거 분명 봤는데 저 장면 왜 기억 안 나지.
이어지는 공연은 우지현 선생님의 하프 독주. 하프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도 처음이고, 하프 독주는 처음 듣는데 이건 또 묘한 감동이었다. 일단 오십 킬로에 육박하는 악기를 나 정도 키에, 몸집은 내 반 만한 연주자께서 직접 운반해서 걸어 오셨다는데. (우지현 선생님도 우리 골목 사신다니 이 우연 무엇...)
오늘 알게 된 하프 101. 일단 저음역은 금속 줄, 중음역은 거트(동물 내장), 고음역은 나일론 줄을 사용한다 하고, 그 많은 줄을 매번 연주자가 직접 조율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줄이야 말로, 피타고라스가 설명한 대로 한 옥타브가 올라갈 수록 줄 길이가 정확하게 반이 된다 한다. 소오름. 그리고 페달은 일곱 개. 그리고 흔히 하프는 가장 비싼 악기라고들 오해를 많이 하는데, 일단 하나 장만하게 되면 바이올린처럼 더 좋고 비싼 악기를 갖기 위해 욕심내지는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접근이 어렵지는 않다고 한다.
눈 앞에서 바로 들은 하프 소리는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
첫 곡은 헨델의 <Pascaille(우리가 파스칼리아 라고 부르는 그 곡. 편곡자가 프랑스 사람인 모양이다)>, 두 번째는 러시아 작곡가 글링카의 <녹턴>.
아는 곡조의 파스칼리아가 나올 때만 해도 평정심이 남아 연주자의 가늘고 긴 손가락도 눈에 들어오고,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연주같은 강렬한 맛은 없지만 착착 감겨드는 묘미가 있구나 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곡은 원곡이 하프 곡으로 작곡되어 그런가, 처음 듣는 곡이어서 그런가, 아주 음악에 혹해버리는 거다. 사이렌의 음악소리에 말려 들었다는 뱃사람들의 정신 상태가 이랬으려나. 음악을 들으면서 아주 짧은 순간동안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잊었다. '어머머, 나 좀 봐라. 앞 줄에서 연주 들으며 집중 안 하고 어쪄..' 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집중을 안 한게 아니라 너무 집중해서 음악에 허우적 대던 거였어. 또 이렇게 '무아지경' 네 글자를 온 몸으로 느끼고야 옛날 사람들이 표현을 잘도 만들었다는 생각을 다시하고.
현장에서 같이 음악을 듣지 않은 이들에게는 길고 재미없는 글일 수도 있는데, 이런 순간의 감동을 바로 바로 적지 않으면 이제는 기억도 잘 못해서 가능하면 글로 적어두려 한다. 컴퓨터를 열 때만 해도 '피타고라스, 대박. 오늘 김밥이라 초코 케익 맛있었지' 정도만 기억이 나서 내가 이 좋은 순간을 기록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적다 보니 다시 기억이 다 나고, 지금은 강연 내용의 순서까지 기억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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